마지막 20대를 보내면서, 어릴땐 30살에는 뭔가 멋진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고, 막상 닥친 30살은 별거 없는 그저 철없는 애같은 생각만 가득찬 사람이네요. 그래서 조금은 허하기도 하고, 뭘 해야 할 것 같긴한데. 그냥 누워만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굳이 뭘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어찌보면 그냥 난 나같으면 되는거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29살의 저는 아직도 스티커랑 노트수집을 좋아하고(쓰지 않고 쟁여놔서 종종 주변에 선물),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일년넘게 전화영어를 하고(대단하게 잘하지도 못하고 역시나 어버버), 건축사시험은 다행이 한 과목을 합격했고(내년엔 두과목 준비를 해야한다니..후), 책을 읽고(이제는 막 읽자 주의로 줄을 치고 표시하면서 이건 내 책이야!! 이러면서 읽어요), 구리랑 뒹구는 주말이 가장 행복하고(사람을 만나는건 이제 지치는, 그래서 남친이 없나 봅니다), 회사에서는 후배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29살을 보냈습니다. 이제 윗분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후배분들이 사고 치는건 아 어쩌죠 아… 어쨌든 30살은 소소히 시작해야겠습니다. 부디 사건사고가 덜 하기만을..
일을 계속 쉼 없이하다가 쉬게 되면 뭘해야 할지 모르겠는- 그전엔 초콜렛도 만들고 뭔가 생산적인 일은 하면서 보냈는데 이제는 그냥 구리 옆에 앉아서 멍때리는거나 책을 읽는게 취미인..그 재밌다던 드라마나 예능도 안보고 뭔가 사회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여행도 가고 싶지 않고, 20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인데 교회갔다가 그냥 집에 있는게 좋은, 나가서 누굴 만나겠다는 생각도 없고, 감흥도 없고- 그냥 쉬는 토요일같은. 그저 병원에 혼자 있을 구리가 보고싶네-
출장와서 저녁마다 술시중도 빡치고 협력사가 일도 거지같이해서 빡치는데 산지 얼마안된 에어팟까지 잃어버려서 나 자체가 싫은 아 진짜 싫다 이와중에 술먹으러 나오라는 너님은.. 지금 이 시간에 아오 아… 집가고 싶다 일본까지와서 내가 왜 때문에 하.. 진심 아 엄마 보고싶다